경북 경주 우양미술관은 재개관과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경주 개최를 기념해 오는 20일부터 11월 30일까지 특별전을 연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 전관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두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며 재개관 이후 첫 대규모 전시로 마련됐다.
1전시실에서는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 백남준의 주요 작품들이 소개된다. 이번 전시는 1990년대를 중심으로 한 미술관 소장품과 함께, 백남준의 판화 제작에 참여한 마크 팻츠폴의 관련 자료들도 함께 전시돼 그의 예술 세계를 다각도로 조망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국내 최초로 백남준의 비디오 설치 연작 ‘나의 파우스트’ 시리즈 중 ‘나의 파우스트–경제학’과 ‘나의 파우스트–영원성’이 공개된다.
또한 대형 설치 작품인 ‘전자초고속도로–1929 포드’가 약 2년 반에 걸친 복원 작업을 거쳐 이번 전시를 통해 다시 관객과 마주한다. 이 작품은 자동차와 한국 전통 가마를 결합한 형태로, 전통과 기술, 이동성과 문화의 상징적 융합을 담고 있다.
2전시실에서는 가나 출신으로 오스트리아 빈에서 활동 중인 아모아코 보아포의 작품이 전시된다. 보아포는 회화, 설치, 영상, 판화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독창적인 표현력을 보여주는 작가로, 이번 전시에서는 인물의 정면 구도와 강렬한 색채 구성이 돋보이는 회화 작품들을 중심으로 선보인다.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 실레의 영향을 받은 그의 작품은 아프리카 정체성과 현대성을 결합한 강렬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우양미술관은 1991년 선재미술관으로 출발해 국내외 현대미술의 다양한 흐름을 소개해왔으며, 최근 1년여 간의 시설 개보수를 통해 전시 환경을 개선하고 재개관을 맞이했다. 이번 특별전은 우양미술관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동시에, APEC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경주의 국제적 문화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