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4년 6월 8일, 22세의 앤드류 코민 ‘샌디’ 어바인(Andrew Comyn “Sandy” Irvine)은 조지 말로리(George Mallory)와 함께 에베레스트 정상에 도전하며 역사를 만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둘은 당시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할 수 있느냐는 미지의 영역을 탐험하는 대담한 선구자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여정은 비극으로 끝났고, 어바인은 그 날 이후로 다시는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거의 100년 동안 어바인의 실종과 그의 운명은 미스터리로 남아있었다.
앤드류 어바인은 1902년 영국에서 태어난 촉망받는 청년이었다. 어릴 때부터 그는 남다른 체력과 기술을 자랑했고, 젊은 나이에 이미 등반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그는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기계 공학을 공부하며, 당시 최신식 산소 호흡기 시스템을 설계하는 데도 기여했다. 이러한 기술적 기여 덕분에 그는 1924년 영국 왕립지리학회와 알파인 클럽이 주최한 에베레스트 원정대에 합류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그의 파트너가 된 조지 말로리는 이미 유명한 산악인이었고, 둘은 영국과 전 세계에서 주목받으며 에베레스트 정상에 도전했다.
하지만 그들의 운명은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어딘가에서 갑자기 끊겼다. 1924년 그날 이후 어바인과 말로리는 실종되었고, 그들이 살아 생전에 정상에 도달했는지에 대한 미스터리는 오늘날까지도 수많은 논쟁과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말로리가 자신과 어바인의 정상을 정복한 증거로 카메라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그 카메라의 발견 여부는 역사의 한 순간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단서로 여겨졌다. 말로리의 시신은 1999년에 발견되었지만, 카메라는 없었고 어바인의 시신은 오랫동안 발견되지 않았다.
이 미스터리는 2024년에 이르러 극적으로 새로운 전환을 맞이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익스플로러와 아카데미상 수상 감독이자 등반가인 지미 친(Jimmy Chin), 등반가 에리히 뢰프케(Erich Roepke), 그리고 마크 피셔(Mark Fisher)가 이끄는 소규모 탐사팀이 어바인의 유해로 추정되는 부분을 발견한 것이다. 그들은 에베레스트 북벽 아래의 중앙 롱북 빙하(Central Rongbuk Glacier)에서 어바인의 발로 추정되는 유해를 발견했다. 이 유해는 부츠와 양말에 싸여 있었고, 특히 양말에 꿰매어진 이름표를 통해 어바인의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발견은 등반계와 역사학자들 사이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미스터리의 일부가 드디어 풀린 것이다.
이 발견은 어바인의 가족에게도 깊은 감동을 안겨주었다. 어바인의 조카이자 전기 작가인 줄리 서머스(Julie Summers)는 어린 시절부터 에베레스트에서 실종된 샌디 삼촌의 이야기를 들어왔다고 밝혔다. 그녀는 “7살 때부터 아버지가 들려주신 샌디 삼촌의 미스터리는 언제나 나를 매혹시켰다. 1999년에 말로리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이 이야기는 나에게 훨씬 더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샌디의 시신이 발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발견으로 가슴이 벅차올랐다”고 회상했다. 유해가 발견된 2024년은 샌디 어바인이 실종된 지 정확히 100주년 되는 해였기에, 이 발견은 더욱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어바인과 말로리의 실종은 20세기 가장 큰 산악 미스터리 중 하나로 남아 있다. 두 사람은 생전에 에베레스트 정상에 도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들이 당시 소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카메라에는 그들의 성공 여부를 기록한 사진이 담겨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메라는 여전히 발견되지 않았고, 이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이번 탐사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 필름스가 후원한 다큐멘터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루어졌으며, 이 다큐멘터리는 아카데미상과 BAFTA 수상자인 E. 차이 바사렐리(E. Chai Vasarhelyi)와 지미 친이 감독 및 제작을 맡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어바인과 말로리의 비극적인 여정을 재조명하고, 그들의 운명을 둘러싼 오랜 의문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샌디 어바인의 발견은 단순한 역사의 발견 그 이상이다. 그것은 거의 한 세기에 걸친 불확실한 운명의 끝을 의미하며, 산악계는 물론 그들의 가족에게도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줄 수 있는 순간이 되었다. 이제 어바인의 유해와 그들의 여정에 대한 새로운 정보는 산악 탐험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여는 동시에, 한 시대의 대담한 정신을 기념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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