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의 대표 희극 '십이야'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국립극단은 6월 12일부터 7월 6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연극 '십이야'를 공연한다고 22일 밝혔다.

‘십이야’는 일란성 쌍둥이 남매가 배 난파 사고로 헤어진 뒤 서로를 착각한 인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고전 작품으로, 셰익스피어 5대 희극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번 국립극단의 ‘십이야’는 이야기 구조는 그대로 유지하되, 배경을 조선시대 인천 농머리(현 삼복선착장 일대)로 설정하고, 등장인물 간의 지역 이동은 한국 지리로 재해석했다. 대사에는 사투리를 활용하고, 음악에는 판소리와 랩을 접목하는 등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시도했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대전예술의전당에서 초연된 바 있으며, 당시 창작진이 이번 서울 공연에도 그대로 참여해 더욱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임도완 연출은 “셰익스피어의 서사를 우리 문화와 정서에 맞게 풀어낸 새로운 시도”라며, “전통 공연예술의 매력과 현대 감각이 조화를 이룬 무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공연은 '열린 객석'을 운영해 자폐, 발달장애인, 노약자, 어린이 등 다양한 관람객이 함께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공연 중 자유로운 입·퇴장은 물론, 소리나 움직임에 대한 제지를 최소화하며, 객석 조명도 어둡지 않게 유지된다. 심리 안정을 위한 장난감이나 애착 인형 소지도 가능하다. 또한, 6월 12일부터 15일까지는 수어통역사가 무대 위 배우들과 함께 이동하며 실시간 수어통역을 제공하는 ‘접근성 회차’도 운영된다.

서울 공연 이후에는 전국 투어로 이어진다. 제주아트센터 대극장(7월 18~19일), 김포아트홀(7월 25~26일), 창원 315아트센터 대극장(8월 1~2일), 부산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8월 8~9일)에서 차례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연극 ‘십이야’는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한국적 감성으로 재구성한 무대로, 다양한 세대와 배경의 관객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연극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