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제17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된 연극, 음악, 무용 신작 6편을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신작들은 희곡과 동화의 패러디부터 간첩 조작 사건을 다룬 작품까지 다양한 소재와 장르를 아우르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공연예술의 장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연극 부문에서는 두 편의 흥미로운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구미식’은 오스카 와일드의 동화 행복한 왕자와 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 유리동물원을 패러디한 작품이다. 보수적인 가상의 도시 구미시를 배경으로, 유리동물원의 주인공 톰 윌리엄스가 국가지도자를 모델로 한 동상을 마주치며 겪는 내면의 혼란을 다룬다. 또 다른 연극 ‘닐 암스트롱이 달에 갔을 때’는 1960~1980년대 국내에서 자행된 간첩 조작 사건을 소재로, 다큐멘터리 감독이 피해자와 주변인을 인터뷰하며 사건을 재구성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음악극과 실험적 음악 작품도 눈길을 끈다. 창작 음악극 ‘사라지네’는 동명의 연극을 바탕으로, 인류 멸망 후의 아담과 이브 이야기부터 20세기 한국 초등학교의 다마고치 열풍에 이르기까지 시대별로 구성된 5개의 옴니버스를 담았다. 실험적 음악 작품 ‘공기에 관하여’는 스피커의 음파와 물리적 진동을 활용해 관객이 이를 신체로 느끼도록 설계한 독특한 연주 작품이다.
무용 부문에서는 인간 본질과 존재를 탐구하는 두 작품이 무대를 장식한다. 창작 발레 ‘갓세렝게티’는 인간의 진화와 문명을 춤으로 풀어내며, ‘타임 이즈 스페이스 스페이스 이즈 타임’은 시간, 공간, 기억, 존재를 주제로 한 성찰을 무용 언어로 표현한다.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기초 공연 예술 분야에서 발굴한 작품들로, 제작부터 유통까지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다. 문화예술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신작들은 다양한 장르와 실험정신으로 공연예술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