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쉐프 부랑제

세월의 풍파를 견디며 한자리를 지켜온 노포는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애써 찾아가도 후회 없는 이유는 오랜 시간 쌓인 손맛과 변하지 않는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병오년 새해를 맞아 경기관광공사는 대를 이어 가업을 지켜온 경기도의 노포 6곳을 6일 추천했다.

김포 사우동에 자리한 쉐프부랑제는 전북 고창 출신 이병재 대표가 1989년 서울 양재동에서 시작한 빵집의 계보를 잇는 공간이다. 군산 이성당과 마산 코아양과 등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2002년 김포로 자리를 옮겨 현재에 이르렀다. 100여 종의 빵을 매일 굽는 이곳에서는 수제 단팥소를 넣은 쌀단팥빵과 피칸이 가득한 엘리게이터, 당근크림치즈파운드가 대표 메뉴로 꼽힌다. 두 아들이 함께 반죽을 맡으며 가업을 잇고 있는 쉐프부랑제의 빵에는 지난 시간과 앞으로의 시간이 함께 담겨 있다.

수원 호남순대

수원의 팔달문 인근 지동시장 안에는 순대와 곱창으로 가득한 지동 순대·곱창타운이 자리한다. 이 가운데 1980년대 중반부터 영업을 이어온 호남순대는 시장의 터줏대감으로 통한다. 새벽 4시 문을 여는 이곳의 순대국밥은 돼지뼈만을 사용해 24시간 우려낸 사골 육수로 깊고 진한 맛을 낸다. 시장의 소리와 풍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방식으로 음식을 내놓는 호남순대는 시간이 흘러도 다시 찾게 되는 이유를 보여준다.

파주 덕성원

파주 금촌통일시장 북쪽에는 1954년 문을 연 중화요리집 덕성원이 있다. 경의중앙선 금촌역에서 가까운 이곳은 4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노포다. 벽면에 걸린 1960년대 흑백사진 속에는 어린 시절의 이덕강 대표 모습도 남아 있다. 냉동 해산물을 쓰지 않고 늘 신선한 채소만을 고집하는 덕성원의 음식은 화려하지 않지만, 오랜 시간 불 앞에서 쌓아온 정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안산 이조칼국수

안산의 이조칼국수는 35년 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지역의 대표 맛집이다. 흑미 찰현미, 콩가루, 부추를 섞은 삼색면이 특징으로, 해산물로 우려낸 국물과 조화를 이룬다. 조개류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주 3회 이상 공수해 신선함을 유지한다. 칼국수와 함께 나오는 보리밥 한 그릇은 이곳만의 정겨운 상차림으로, 3대째 이어온 모녀의 김치와 함께 이조칼국수의 시간을 완성한다.

양평 사각하늘

양평 문호리 인근 언덕 위에는 한옥 형태의 일식당 사각하늘이 자리한다. 1998년 일본인 건축가와 한국인 아내가 함께 만든 이 공간에서는 스키야키 한 가지 메뉴만을 선보인다. 철판에서 채소와 소고기를 익혀 날달걀에 찍어 먹고, 남은 육수로 우동을 끓여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별채에서는 다다미 방에서 즐기는 말차 체험도 가능해, 음식과 공간 모두에서 느린 시간을 경험할 수 있다.

이천 장흥회관

이천에서 1982년부터 영업해 온 장흥회관은 낙곱전골로 이름난 노포다. 낙지와 곱창이 어우러진 깊은 국물 맛이 특징이며, 차돌박이를 더한 차낙곱전골 역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창업주의 사연과 함께 이어져 온 이곳의 맛은 오랜 시간 지역의 식탁을 책임져 왔다.

경기관광공사는 이번 추천을 통해 경기도 곳곳에 남아 있는 노포들이 단순한 식당을 넘어, 지역의 역사와 삶을 담은 여행 자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랜 시간 지켜온 한 그릇의 음식은 새해에도 변함없이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