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K-술의 과거와 현재를 만나다…인천시립박물관 특별전

WowToday 장예란 기자 승인 2025.01.25 14:34 의견 0

민족의 명절 설, 정성스레 준비한 차례상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술이다. 오늘날엔 쉽게 구할 수 있는 술이지만, 19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새해 첫날엔 집에서 직접 담근 도소주(屠蘇酒)를 마시며 한 해의 액운을 떨쳐내는 전통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술 문화는 집에서 술을 빚던 가양주(家讓酒) 전통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이 문화는 1916년 일제가 주세령(酒稅令)을 공표하며 점차 사라졌다. 집에서 빚는 술에 더 높은 세금을 부과해 양조장 술을 선호하도록 유도한 결과였다. 비록 가양주 문화는 사라졌지만, 술은 여전히 우리의 삶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중요한 존재로 남아 있다.

이를 조명하기 위해 인천시립박물관은 우리 술의 역사적 여정을 탐구하는 특별전 ‘안녕 K-술’을 오는 3월 3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70여 점의 유물, 회화, 영상, 사진 등을 통해 한국 술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며, 설 연휴 기간 동안도 휴관 없이 무료로 진행된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K-술의 탄생, 가양주

조선시대 가양주 문화의 정수를 다룬다. 각 가정에서 사용했던 술 빚는 도구들이 전시되며, 술이 일상과 특별한 날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보여준다.

2부: K-술 팩토리, 양조장

일제 강점기 주세법과 주세령으로 인해 가양주가 밀주로 전락한 역사적 배경을 다룬다. 인천 대표 양조장이던 금풍양조장과 인천탁주의 변천사를 통해 당시의 양조장 술과 음식 문화를 조명한다.

3부: K-술 트리오, 탁주·청주·소주

탁주의 맛이 어떻게 변천해왔는지, 탁주에서 맑은 부분을 떠낸 청주가 일본의 정종을 뜻하는 술로 이름을 빼앗긴 과정, 그리고 소주가 동일한 이름 아래 여러 형태로 분화한 양상을 다룬다.

최연주 인천시립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최근 우리 술이 ‘K-술’로 재조명되며 젊은 세대의 새로운 문화 코드로 자리 잡고 있다”며 “우리 술의 역사와 문화를 체감할 수 있는 특별전을 통해 한국 술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설 연휴인 27일부터 29일까지도 정상 운영되며, 자세한 정보는 인천시립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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