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전주 류씨 삼산고택' 전경

국가유산청은 경북 안동시 예안면에 위치한 ‘안동 전주류씨 삼산고택’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삼산고택은 조선 후기 학자 삼산 류정원(1702∼1761)의 향불천위를 모신 곳으로, 조선시대 교육과 유교 전통의 상징적 공간이다.

향불천위는 지역 유림이 덕망과 업적이 높은 인물을 영원히 기리기 위해 사당에 모시는 신위를 뜻한다. 류정원은 영조의 아들 사도세자를 가르쳤으며,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에도 11차례 등장할 정도로 당대의 명망 높은 학자였다.

삼산고택은 류정원의 부친이 1693년에 건립한 것으로 추정되며 330여 년의 역사를 품고 있다. 경북 북부 지방에서 드물게 볼 수 있는 ‘ㅁ’자 뜰집 구조로, 안채·사랑채·사당·외양간채·대문채 등 5동으로 구성돼 있다. 안채와 사랑채가 별동으로 나뉘어 내·외 공간 구분이 뚜렷한 점은 조선 후기 양반가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삼산 문중은 이후에도 안동 지역의 중심 가문으로 자리 잡았다. 개항기와 일제강점기에는 협동학교를 세워 신교육과 사회개혁에 앞장선 류인식(1865∼1928),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을 지낸 류림(1894∼1961) 등 독립운동가 10여 명을 배출하며 역사적 의미를 더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삼산고택은 학문적 전통과 독립운동 정신이 함께 이어진 공간으로, 조선 후기 양반가 고택의 면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며 “이번 지정으로 지역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