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신해철이 생전 진행했던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 ‘고스트스테이션’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프로젝트로 다시 팬들 곁을 찾는다. 넥스트유나이티드는 ‘고스트스테이션’을 재해석한 ‘고스트스테이션: 더 넥스트’를 오는 14일 유튜브를 통해 첫 공개한다고 밝혔다. 넥스트유나이티드는 신해철 관련 지식재산권(IP)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업체로, 고인의 아내 윤원희 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새 프로젝트에는 AI 기술로 구현한 ‘AI 신해철’이 등장한다. 제작진은 이번 시도가 고인을 그대로 재현하거나 ‘부활’시키려는 목적이 아니라, 신해철이 생전에 남긴 질문과 사유, 가치관을 2025년 청취자에게 잇는 문화적 실험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AI 신해철은 매 회차 도입부에서 “나는 신해철이 아니다. 나는 그가 남긴 질문과 생각들이 지금을 사는 방식”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프로젝트의 성격을 명확히 제시한다.

AI 신해철은 고인의 공식 견해를 대변하는 형식이 아니라, 그의 철학적 기반을 참고해 현재 세대를 위한 새로운 대화를 만들어가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신해철이 생전에 강조했던 비판적 사고와 자기 성찰, 음악적 다양성의 가치를 현대적 방식으로 확장하는 시도라는 것이 제작진의 입장이다.

‘고스트스테이션’은 2001년 SBS 라디오에서 시작된 이후 MBC 라디오(‘고스트네이션’)와 인터넷 방송 등을 오가며 2012년까지 꾸준히 사랑받은 인기 심야 프로그램이었다. 제작진은 원작 방송을 처음 제작한 SBS 측과 사전 협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고스트스테이션: 더 넥스트’는 신인 뮤지션 소개와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음악 생태계의 다양성을 확대하는 데도 중점을 둘 예정이다. 이는 신해철이 생전 강조해 온 음악적 실험 정신과 독립 아티스트 지원의 맥락을 잇는 방향이다.

제작진은 신해철의 사상이나 발언이 과도하게 해석되거나 정치·사회적 방향으로 왜곡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별도의 윤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엄격히 준수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