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9년 펠리페 3세 스페인 국왕 시절 주조된 339.35g의 금화 세고비아 센텐

17세기 스페인 펠리페 3세 국왕(1578~1621)을 위해 제작된 대형 금화가 스위스 제네바 경매에서 약 51억 원에 낙찰되며 유럽 최고가 금화 기록을 새로 썼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제네바의 누미스마티카 제네벤시스 SA 경매에서 무게 339g의 금화가 281만7천500스위스프랑(약 51억5천만 원)에 판매됐다. 시작가는 200만 스위스프랑이었다.

해당 금화는 스페인 옛 화폐 단위 기준 ‘센텐(100에스쿠도)’로 불리며, 1609년 스페인 정복자들이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져온 금으로 중부 도시 세고비아에서 주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매소는 “근대 유럽에서 제작된 금화 중 가장 큰 크기를 지닌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알랭 바론 경매소 대표는 “이 금화는 왕실의 부와 권력을 과시하기 위한 상징적인 작품이었다”며 “왕실 간에 선물할 법한 수준의 주화로, 새로운 소유자는 어떤 면에서는 ‘왕의 지위’를 갖게 되는 것과 같다”고 평가했다.

이 금화는 제작 이후 수 세기 동안 행방이 묘연했다가 1950년 미국에서 발견되었으며, 당시 한 미국 수집가가 소장한 뒤 10년 후 스페인 구매자에게 매각됐다. 이후 익명의 또 다른 수집가를 거쳐 이번 경매에 출품됐다.

경매소에 따르면 이번 낙찰은 기존 유럽 최고가 금화였던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 페르디난트 3세(1608~1657)의 100두캇 금화 기록(195만 스위스프랑·약 35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