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시 황등면이 자연과 산업, 지역 공동체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소도시 관광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아가페정원의 메타세쿼이아 숲길과 채석장 전망대, 지역 식도락을 즐길 수 있는 황등시장 등 풍성한 관광 요소가 어우러져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황등을 전국적인 관광지로 끌어올린 배경에는 민관이 함께 추진한 관광 인프라 확충이 있다. 나훈아의 ‘고향역’ 무대로 유명한 황등역 인근 쌈지공원은 작곡가 임종수가 1971년 통학열차를 타고 오가며 보았던 코스모스를 떠올려 만든 노래의 배경지로, 기성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관광 명소다.
최근 인기를 끄는 곳은 황등석산 채석장 전망대다. 과거 석재산업의 중심지였던 이 일대는 깊이 약 100m의 채석장을 내려다보며 차를 즐길 수 있는 이색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중장비가 반듯한 암석을 절단하는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풍경은 산업 유산을 색다른 문화·관광 자원으로 활용한 사례로 호평을 얻고 있다. 자연과 거친 현장이 어우러진 풍경 덕분에 젊은 세대의 SNS 배경지로도 부상했다.
관광 인프라 확충도 황등의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전북특별자치도 지정 민간정원인 아가페정원에는 부족했던 주차 공간을 해소하기 위해 58면 규모의 주차장이 새로 조성됐다. 대형버스 5대가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규모로 단체 관광객 방문이 한층 용이해졌다. 아가페정원은 6만4천㎡ 부지에 6천여 그루의 메타세쿼이아와 계절별 꽃이 조성돼 사계절 산책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또한 아가페정원과 채석장 전망대를 잇는 셔틀버스가 하루 6회 운행되면서 차량 없이도 두 곳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됐다. 두 장소가 차량으로 약 3~5분 거리여서 가족 단위와 노약자, 단체 관광객에게 특히 편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황등시장 일대의 식도락 명소도 관광 경쟁력을 높였다. 육회비빔밥과 국밥, 백반 등 지역 맛집이 모여 있어 주말이면 외지 방문객의 긴 줄이 이어진다. 특히 한우 육회비빔밥은 전국적인 명성을 얻으며 황등을 찾는 주요 이유로 자리 잡았다. 석재산업과 농축산업 속에서 형성된 지역 음식 문화가 한 끼 식사 이상의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다.
익산시는 앞으로 황등 일대에 생태·문화 관광 자원을 추가로 조성하고 체류형 콘텐츠 발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황등은 익산의 보석 같은 동네”라며 “관광 인프라를 지속 확충해 누구나 편하고 즐겁게 머물다 갈 수 있는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