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7년 만에 일반에 개방돼 큰 관심을 모은 경남 창원시 진해구 웅동벚꽃단지가 내년 봄에도 상춘객을 맞이한다. 진해구는 국내 최대 봄꽃축제인 진해군항제 일정에 맞춰 내년에도 웅동벚꽃단지를 약 한 달간 개방한다고 밝혔다.
웅동벚꽃단지는 국방부 소유의 웅동수원지 일원에 조성된 공간으로, 1968년 북한 무장공비의 청와대 기습 시도 사건 이후 50년 넘게 출입이 통제돼 왔다. 이후 2021년 해군 진해기지사령부와 지역 주민 간 협약을 계기로 개방 사업이 추진됐으며, 올해 처음으로 시민과 관광객에게 문을 열었다.
올봄 웅동벚꽃단지는 진해군항제를 전후한 3월 20일부터 4월 19일까지 개방돼 4만2천 명이 넘는 방문객이 다녀가며 새로운 벚꽃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단지에는 수십 년 수령의 왕벚나무 291그루와 겹벚나무 145그루가 식재돼 있으며, 연분홍과 진분홍 꽃이 어우러진 풍경이 특징이다.
다만 올해 일부 방문객들은 왕벚나무와 겹벚나무의 개화 시기가 달라 아쉬움을 나타냈다. 겹벚나무의 개화가 왕벚나무보다 통상 2주가량 늦어, 개방 기간 후반에야 꽃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진해구는 내년에는 개방 시기를 다소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겹벚나무 일부를 대상으로 개화 시기를 앞당기는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진해구는 겹벚나무 약 15그루를 시범 대상으로 선정해 바닥에 은박지를 깔아 일조량을 늘리고, 거름을 추가로 주는 방식으로 개화 시기 조절 효과를 살필 예정이다. 다만 실제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확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진해구는 내년 방문객 증가에 대비해 벚꽃단지 내 평상과 의자 등 편의시설을 추가 설치하고, 진입도로 확장과 정비 공사도 내년 1월부터 3월까지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정현섭 진해구청장은 “오랜 기간 미지의 공간으로 남아 있던 웅동벚꽃단지가 개방되면서 관광객들의 관심이 매우 컸다”며 “웅동벚꽃단지를 진해군항제와 연계한 대표 봄철 관광 거점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