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대표작을 원작으로 한 음악극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국내 관객과 만난다. 작품의 연출을 맡은 존 케어드는 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환상과 마법으로 가득 찬 세계를 믿기 위해서는 배우뿐 아니라 관객의 상상력이 함께 필요하다”며 무대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케어드 연출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미야자키 감독의 작품 가운데서도 가장 뛰어난 이야기”라며 “한국에서 이 작품을 선보일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원작 영화는 2001년 개봉해 2003년 아카데미상을 받은 작품으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예술 세계를 대표하는 애니메이션으로 꼽힌다.
이번 공연은 일본 공연제작사 도호 창립 90주년 기념작으로 2022년 도쿄에서 초연됐으며, 한국에서는 이번이 첫 무대다. 제작 과정에서 케어드 연출은 스튜디오 지브리와 긴밀히 협력해 원작의 정서를 무대 언어로 옮겼다. 그는 뮤지컬 ‘레미제라블’ 오리지널 프로덕션을 연출한 인물로, 영국 올리비에상과 미국 토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작품은 우연히 신들의 세계에 들어가게 된 소녀 치히로가 겪는 여정을 따라간다. 일본 전통 신앙과 목욕탕 문화가 서사와 무대 곳곳에 반영됐으며, 제작진은 특히 목욕탕 장면에서 일본 전통 연극 노가쿠의 형식을 참고해 무대를 구성했다. 케어드 연출은 “원작이 목욕탕을 주요 배경으로 삼은 점이 무대화에 큰 장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원작 캐릭터를 그대로 떠올리게 하는 의상과 분장도 관람 포인트다. 주인공 치히로 역의 가미시라이시 모네와 가와에이 리나, 목욕탕을 운영하는 유바바 역의 나쓰키 마리는 간담회에 직접 의상과 분장을 갖추고 참석해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가미시라이시는 “치히로는 비일상적인 세계 속에서도 관객과 가장 가까운 인물”이라며 “서울 관객들과 어떤 감정의 교류가 이뤄질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가와에이는 “치히로는 어디서든 신념을 잃지 않는 인물”이라며 작품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나쓰키는 애니메이션에서 맡았던 유바바의 목소리를 무대 연기로 확장하며 “몸을 통해 인물을 표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무대만의 캐릭터로 발전시켰다”고 전했다.
음악극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오는 3월 22일까지 공연된다. 원작의 상상력과 일본 전통, 현대적 무대 기술이 어우러진 이번 작품은 애니메이션을 넘어선 새로운 공연 경험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