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년의 세월을 품은 강릉 주문진성당이 강원특별자치도 최초로 도 지정 등록문화유산으로 공식 지정됐다.
강릉 주문진성당은 1923년 설립돼 지역과 함께해온 대표적인 천주교 성당으로, 1955년 완공된 현재의 건물은 한국전쟁 직후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 윤예원(토마스) 신부 주도로 건립된 근현대 건축의 산물이다. 시멘트 콘크리트로 지어진 약 100여 평 규모의 이 건물은 라틴 십자형 바실리카 평면 구조, 웅장한 종탑, 뾰족지붕과 창호 등 독창적인 조형미를 지니고 있어 한국 성당 건축사에서도 중요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성당은 단순한 종교시설을 넘어, 전통 한옥식 초기 성당이 화재로 소실된 뒤 다시 세워져 지역사회의 재건과 신앙 회복의 중심이 되었으며, 구호물자 배급처와 청소년 교육 공간으로서도 큰 역할을 했다. 성당 종소리와 함께 어린 시절을 보낸 주민들에게는 마음의 고향 같은 공간이기도 하다.
지난해 창립 100주년을 맞아 천주교 춘천교구 김주영 주교를 비롯한 신도들은 지정 신청 자료를 직접 준비하고 학술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성당의 문화유산 가치를 알리는 데 온 정성을 쏟았다. 이에 강릉시와 강원특별자치도 문화유산과의 협력이 더해져 이번 등록문화유산 지정이라는 결실을 맺게 됐다.
강릉시 관계자는 “강릉 주문진성당은 지역민과 생사고락을 함께해온 역사적 상징물”이라며 “이제는 전국적인 문화 명소로서 그 아름다움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