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주춤했던 평일 드라마가 다시 안방극장에 돌아오고 있다. 월화·수목·금토·토일까지, 요일별로 다양한 드라마를 즐길 수 있었던 전성기 시절의 분위기가 방송가에 서서히 되살아나는 모양새다.
방송업계에 따르면 SBS는 2023년 '국민사형투표' 이후 약 2년 만에 평일 드라마를 재편성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았다. 이날 첫 방송되는 화수드라마 ‘사계의 봄’은 K팝 최고 인기 그룹의 멤버가 팀에서 퇴출당한 후, 대학에서 새로운 밴드를 결성하며 다시 음악을 시작하는 성장 이야기를 담는다. 연출은 ‘검은태양’, ‘연인’ 등을 흥행시킨 김성용 감독이 맡았으며, 신예 하유준과 박지후, 엔플라잉의 이승협이 주연을 맡았다.
tvN 역시 그간 잠정 중단했던 수목드라마 편성을 재개할 전망이다. CJ ENM은 ‘콘텐츠 톡 2025’를 통해 “올해 총 65편의 역대급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하반기부터 tvN 수목드라마를 부활시키고 신인 작가와 PD 중심의 작품으로 신선한 변화를 꾀할 것이라고 밝혔다.
JTBC도 1년여 만에 평일 드라마 복귀를 예고하고 있다. 이동욱·이성경 주연의 ‘착한 사나이’, 서현진·장률 주연의 ‘러브 미’ 등이 수목극으로 편성 논의 중이다. ‘로스쿨’, ‘나쁜엄마’ 등 히트작을 냈던 JTBC는 최근까지 예능으로 채워졌던 편성표를 다시 드라마로 채우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평일 드라마가 일제히 부활 조짐을 보이는 배경에는 OTT 확산과 제작비 상승, 광고 수익 감소 등으로 예능만으로는 안정적인 시청률 확보가 어렵다는 현실 인식이 있다. 반면 드라마는 일정 기간 고정 시청층을 형성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가성비 높은 콘텐츠'로 주목받는다.
실제로 방송사들은 제작비 절감을 위해 톱스타 대신 신예 배우와 신진 창작자 중심의 캐스팅 및 기획으로 평일 드라마를 구성하고 있다. SBS '사계의 봄'이나 tvN의 신작들은 이런 전략을 대표한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성수는 “단기적으로는 예능이 제작비 부담이 적지만, 장기적으로는 일정 기간 꾸준한 시청층을 이끌 수 있는 드라마가 투자 대비 효율이 더 높다”며 “주말에는 대작 중심, 평일에는 가볍고 신선한 드라마 위주로 균형을 맞춰가는 방향으로 드라마 제작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 시청자들은 다시 요일마다 다양한 드라마를 선택할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 흐름이 이어질지, 평일 드라마의 진정한 르네상스가 도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