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샤 튜더

롯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롯데뮤지엄은 미국 동화작가이자 삽화가 타샤 튜더(1915∼2008)의 탄생 110주년을 기념한 기획전 ‘스틸, 타샤 튜더: 행복의 아이콘, 타샤 튜더의 삶’을 11일부터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전시는 삽화 원화와 수채화, 드로잉, 수제 인형, 영상 자료 등 약 190점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타샤 튜더 작 '타샤의 크리스마스 양말'

타샤 튜더는 크리스마스 장식과 벽난로, 간식을 나누는 가족 등 미국식 가정의 따뜻한 장면을 그려 ‘가장 미국적인 동화작가’로 평가받으며 백악관 크리스마스 카드에도 작품이 사용된 바 있다. 23세에 첫 그림책 ‘호박 달빛’으로 데뷔한 뒤 ‘마더 구스’, ‘1은 하나’ 등으로 칼데콧상을 두 차례 수상했으며 70여 년간 100권이 넘는 그림책을 남겼다.

타사 튜더의 '마더 구스'(왼쪽)와 '1은 하나' 초판본

이번 전시에서는 대표작 30여 권의 초판본을 포함해 그의 주요 작품을 미디어아트로 확장한 섹션을 배치했다. 관람은 거꾸로 움직이는 대형 시계를 지나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작가의 생전으로 들어가는 방식으로 시작되며, 자연·가족·수공예·정원 등 12개 주제 섹션으로 구성된다.

타샤 튜더 작 '이토록 큰 기쁨을 가져다줄 계절은 없다'

튜더는 미국 버몬트주의 산골에서 99만㎡의 대지를 일구며 전원생활을 했다. 그는 스스로 가꾼 정원을 ‘지상낙원’이라 표현했으며, 작품에는 웰시코기와 반려묘, 정원의 계절 변화 등 자연과 동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1998년작 ‘이토록 큰 기쁨을 가져다줄 계절은 없다’에도 아이들과 강아지가 자연 속에서 어울리는 모습이 그려져 그의 일관된 세계관을 보여준다.

튜더는 전기 없이 지내며 염소 젖으로 버터를 만들고 직접 재배한 식재료로 요리하는 등 자급자족의 삶을 실천했다. 그는 “행복이란 마음에 달린 것”이라고 말하며 일상의 소박한 순간을 중요하게 여겼고, 작업에서도 가족이 함께 차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는 장면을 자주 담아냈다. 특히 크리스마스와 밸런타인데이를 특별히 여겨 매년 손수 만든 장식품으로 집을 꾸미고 가족·이웃과 어울리며 기념했다.

'스틸, 타샤 튜더: 행복의 아이콘, 타샤 튜더의 삶' 전시 전경

전시는 튜더가 사용하던 부엌, 온실, 작업실 등을 재현해 관람객이 그의 일상에 들어선 듯한 공간적 경험을 제공하며, 마지막 섹션은 튜더의 정원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연출로 마무리된다. 2018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타샤 튜더’의 주요 영상도 상영된다.

롯데뮤지엄 관계자는 “타샤 튜더가 평생 실천한 자연과 소박한 행복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전시는 내년 3월 15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