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가 제256회 정기연주회 ‘프로코피예프, 교향곡 5번’을 오는 6월 1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지휘자 홍석원의 이끌림 아래 ‘거짓’, ‘폭력’, ‘절망’을 주제로 삼아, 시대의 혼란을 음악으로 조명하고 그 너머의 평화를 되새기는 무대로 꾸며진다.

연주의 서막은 국립심포니 상주작곡가 노재봉(1995~)의 신작 ‘디오라마’가 연다. 탈진실의 시대를 반영한 이 작품은 사슴 울음소리를 흉내 내는 사냥 도구 ‘엘크 뷰글’을 특수 악기로 활용해 진실과 거짓의 모호한 경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인공적으로 꾸며진 세계, 즉 ‘디오라마’를 오케스트라 사운드로 구현하며 날카로운 시대 의식을 드러낸다.

이어지는 무대는 튀르키예 출신의 작곡가 파질 사이(1970~)의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Never Give Up)’로, 억압과 폭력에 맞서는 인간의 저항과 희망을 그린다. 2015년 파리 테러와 튀르키예 내 시위 진압 등 현실의 비극을 담은 이 곡은 첼로의 파열음과 민속 선율로 긴장감 넘치는 사운드를 선사한다. 협연자로는 ‘지붕 위의 첼리스트’로 알려진 프랑스 출신 카미유 토마가 참여해, 자유와 연대의 가치를 음악으로 되새긴다.

공연의 절정을 장식하는 곡은 프로코피예프의 교향곡 5번이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4년 작곡된 이 작품은 전쟁의 잔혹함을 넘어서는 인간성과 평화에 대한 염원을 담고 있다. 고전적인 구조 속에 현대적인 감성을 더한 이 곡은 관악기의 찬란한 울림과 현악기의 사색적 흐름을 통해 인간 정신의 회복을 강렬히 표현한다. 프로코피예프는 이 작품을 “자유롭고 행복하며 강한 인간 정신에 대한 찬가”로 정의했으며, 이번 무대는 그 정신을 되살리는 깊은 성찰의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매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홈페이지(www.knso.or.kr) 또는 전화로 문의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