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찰 지리산 화엄사에서 가을의 정취를 더하는 문화 축제가 열린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 대화엄사는 제21회 화엄문화제를 이번 달 10일부터 12일까지 전남 구례군 마산면 화엄사 경내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 문화제 주제는 송나라 성리학자 소옹(邵雍)의 시 ‘청야음(淸夜吟)’의 구절인 ‘바람이 물을 스칠 때’로 정했다.

첫날인 10일 오전에는 6·25 전쟁 당시 화엄사 소실 위기에서 사찰을 지켜낸 고(故) 차일혁 경무관 67주기 추모제가 각황전에서 봉행된다. 같은 날 오후에는 조계종 어산어장 인묵 스님과 동환 스님이 국보 제301호 화엄사 영산 괘불탱을 야외에 내걸고 춤과 음악을 곁들여 의식을 올리는 괘불재가 열린다. 높이 11.95m에 달하는 이 괘불탱은 석가모니 설법 장면을 묘사한 불화로, 1년에 단 4시간만 대중에게 공개된다.

11일에는 보제루 앞마당에서 UN 세계 요가의 날을 기념하는 제5회 지리산 대화엄사 요가대회가 개최된다. 스님, 동호인, 일반인 등 총 153명이 참여하며, 참가 신청은 오는 22일부터 30일까지 화엄사 누리집을 통해 접수할 수 있다. 같은 날 저녁 7시에는 ‘바람이 물을 스칠 때’를 주제로 한 음악제가 경내에서 열린다. 밴드 두번째달, 가곡 이수자 하윤주, 국립창극단 오단해, 포크 가수 박강수와 조성우, 구례 출신 싱어송라이터 찬주, 팬텀싱어 출신 트리오(길병민·김현수·이벼리), 서울발레단 등이 무대에 오른다.

마지막 날인 12일에는 지역민과 함께하는 제2회 구례군 라인댄스 동호인대회와 제5회 어머니의 길 걷기대회가 진행되며 축제가 막을 내린다.

화엄사 주지 우석 스님은 “1천500년 역사의 사찰을 문화 공간으로 열어 놓은 덕문 스님의 뜻을 이어 미래 100년을 향하는 첫걸음으로 이번 화엄문화제를 준비했다”며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프로그램으로 지역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잊지 못할 가을의 추억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