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만자로의 표범’, ‘알고 싶어요’, ‘열정’, ‘눈동자’ 등 수많은 국민 애창곡을 탄생시킨 작곡가 김희갑의 음악 인생을 담은 다큐멘터리 ‘바람이 전하는 말’이 다음 달 개봉한다. 배급사 판씨네마는 5일 “한국 대중가요의 거장 김희갑의 음악 세계를 스크린으로 옮긴 다큐멘터리”라고 밝혔다.
조용필의 곡 제목을 그대로 사용한 이번 작품은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3천여 곡을 작곡하며 한국 대중음악의 한 축을 세운 김희갑의 삶을 따라간다. 가족 영화사 ‘욱희씨네’의 허욱 감독과 양희 작가 부부가 10여 년간 공동 제작과 연출을 맡았다.
영화에는 조용필, 양희은, 장사익, 혜은이, 김국환 등 김희갑의 음악으로 전성기를 누린 가수들이 출연해 그와의 인연을 회상한다. 또한 임진모 음악평론가, 김문정 음악감독, 지명길 작사가 등 음악계 인사들이 김희갑의 예술적 발자취를 조명하며, 그의 아내이자 국민 작사가 양인자의 인터뷰도 함께 담겼다.
영화 속에서는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 ‘그 겨울의 찻집’, 박인수·이동원의 ‘향수’, 양희은의 ‘하얀 목련’, 이선희의 ‘알고 싶어요’,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 김국환의 ‘타타타’ 등 시대를 풍미한 명곡들이 다시 흐른다. 김희갑은 직접 기타를 들고 자신의 60년 음악 여정을 회고한다.
한편, ‘한국 재즈 보컬의 전설’ 박성연(1955~2020)과 재즈 클럽 ‘야누스’의 역사를 담은 음악 다큐멘터리 ‘디바 야누스’도 오는 22일 개봉한다. 영화는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이 고 박성연을 회상하며 시작되며, 생전 함께 무대에 섰던 동료와 후배들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1978년 박성연이 문을 연 클럽 야누스는 ‘한국 재즈의 산실’로 불리며 수많은 재즈 뮤지션의 무대가 된 공간이다. 박성연은 건강이 악화될 때까지 직접 클럽을 운영하며, 재즈 문화를 지키기 위해 소장하던 LP까지 처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즈 피아니스트 임인건은 “박성연이라는 사람이 곧 야누스이며, 야누스가 곧 박성연”이라 표현했고, 재즈 평론가 황덕호는 “야누스가 없었다면 한국 재즈는 단지 외국 음악을 수입해 듣는 수준에 머물렀을지도 모른다”고 평가했다.
영화의 마지막에는 클럽 야누스 40주년 기념 공연 당시 박성연이 무대에 올라 노래하는 장면이 담겨, 다시는 볼 수 없는 전설의 무대를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