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달 말 종료 예정이었던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기간을 내년 6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24일 결정하면서 내수 부진에 시달려온 자동차 업계가 한숨을 돌리게 됐다.

현재 자동차 개별소비세율은 기존 5%에서 3.5%로 인하돼 연말까지 적용 중이었으나, 이번 조치로 인하 기간이 6개월 추가 연장된다. 개별소비세 감면 한도 100만 원과 이에 연동되는 교육세, 부가가치세를 고려하면 소비자는 차량 구매 시 최대 143만 원까지 세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정부는 당초 세수 부족을 이유로 연내 개소세 인하를 종료할 방침이었으나, 경기 둔화와 내수 부양 필요성이 커지면서 연장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업계는 “국내 자동차 판매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개소세 인하 유지가 내수 판매를 지탱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11월 국내 승용차 판매 대수는 110만2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으나, 장기 흐름으로 보면 내수 시장 위축은 여전하다. 12월 판매가 올해 월평균 수준인 10만 대에 그칠 경우 연간 판매량은 약 120만2000대로 추산된다. 이는 5년 전 130만 대를 웃돌던 수준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한 수치이며, 2020년 대비로는 약 12.5% 줄어든 규모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완성차 업계는 연말을 맞아 대대적인 할인과 금융 프로모션으로 판매 방어에 나섰다. 현대자동차는 그랜저와 제네시스 등 주력 차종을 대상으로 할인 혜택을 확대했다. 그랜저 구매 고객은 200만 원 할인 또는 기간 제한 없는 무이자 할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며, 하이브리드 모델을 60개월 무이자로 이용할 경우 약 490만 원의 이자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쉐보레는 금융과 현금 지원을 결합한 혜택을 내놓았다. 2026년식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60개월 4% 저리 금융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2025년식 모델은 3.9% 금융 지원과 함께 50만 원 현금 지원이 적용된다. 르노코리아는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160만 원까지 부담을 낮추는 조건을 제시했다.

럭셔리 브랜드들도 판촉 경쟁에 가세했다. 캐딜락은 첫 순수 전기 SUV 리릭 구매 고객에게 1700만 원 현금 할인 프로그램을 도입했으며, 2025년형 더 뉴 에스컬레이드 구매 고객에게는 최초 등록 명의자 기준 최대 10회까지 엔진오일 무상 교체 혜택을 제공한다.

업계는 개소세 인하 연장과 연말 판촉이 맞물리며 단기적으로는 소비 심리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세제 혜택이 내수 회복의 분기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