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스윙 데이즈_암호명 A’가 11월 19일부터 내년 2월 9일까지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 동안 한국인의 항일 첩보 작전 ‘냅코 프로젝트’에 착안해 만들어졌으며, 유한양행 창립자인 유일한 박사를 모티프로 주인공을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냅코 프로젝트’는 1940년대 미국 전략첩보국(OSS)이 한국인 특수부대를 꾸려 일본에 맞서기 위해 추진한 작전이었다. 비록 일본의 항복으로 프로젝트는 실행되지 않았지만, 제작진은 실패보다는 등장인물들이 목숨을 걸고 작전에 참여하기로 결심하기까지의 여정을 주목했다. 이에 흔들리는 내면을 뜻하는 ‘스윙 데이즈’라는 제목이 선택됐다.

작품 속 주인공 유일형은 실제 유일한 박사와는 달리 거만하고 내기 좋아하는 사업가로 묘사된다. 극본을 쓴 김희재 작가는 “50세 나이에 특공대를 자청하는 것은 죽음을 각오한 일일 텐데, 그가 어떤 이유로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는지에 주목했다”며 “가장 소중한 것을 바쳐 지키고 싶은 것이 있을 때 이를 ‘사랑과 헌신’이라 부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전했다.

김 작가는 영화 ‘실미도’, ‘한반도’, ‘공공의 적 2’ 등의 시나리오를 집필해온 베테랑이지만, 뮤지컬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뮤지컬은 한 번 만들어지면 오랜 시간 관객 곁에 머무를 수 있어 영화와는 다른 긴 생명력을 가진 매체”라며 뮤지컬의 매력을 설명했다.

작곡은 한국 뮤지컬계에 익숙한 제이슨 하울랜드가 맡았다. ‘지킬 앤 하이드’, ‘데스노트’의 편곡가로 알려진 그는 이번에 작곡가로서 첫 국내 작품을 선보인다. 하울랜드는 “유일형이라는 영웅적 스파이와 복합적인 악역, 그리고 남녀 간의 사랑과 우정 등 다층적 관계에 매료됐다”며 “1930~40년대 스윙 음악을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생생히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스윙 데이즈’는 오필영 디자이너가 연출한 역동적인 무대 구성과 박진감 넘치는 액션, 로맨스가 어우러진 서사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