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이 오는 5월 7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2025년 첫 정기공연으로 드라마 발레 '카멜리아 레이디'를 선보인다.

'카멜리아 레이디'는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의 소설 『춘희』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가 1978년 탄생시킨 작품이다. 비극적인 사랑에 놓인 여인 마르그리트와 그녀를 사랑하는 아르망의 운명을 섬세하고 깊이 있게 그려내어 드라마 발레의 걸작으로 손꼽힌다.

특히 이번 공연은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이 현역 시절 동양인 최초로 세계 최고 권위의 무용상 '브누아 드 라 당스'를 수상하게 만든 대표작으로,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작품은 사랑과 희생, 운명, 사회적 억압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성을 잃지 않으려는 고뇌를 진한 감동으로 담아낸다.

무대 위 감동을 더하는 것은 19세기 낭만주의 거장 프레데리크 쇼팽의 음악이다. 녹턴, 발라드, 마주르카, 폴로네즈 등 다채로운 피아노곡이 극의 흐름과 인물들의 감정선에 따라 절묘하게 배치되며, 주요 장면에서는 피아노 협주곡이 현장 연주로 펼쳐져 몰입감을 높인다.

공연은 마르그리트의 유품 경매가 진행되는 저택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한 남자가 그녀의 소설 『마농 레스코』를 끌어안고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은 극의 서사를 열어간다.

특히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는 세 번의 파드되(2인무)는 발레리나의 드레스 색깔에 따라 퍼플, 화이트, 블랙 파드되로 구분돼, 사랑의 설렘부터 격정, 비극적 이별에 이르는 두 주인공의 감정 변화를 강렬히 표현한다.

자신의 작품을 외부 발레단에 쉽게 허락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존 노이마이어는 지난해 '인어공주' 협업에 이어, 이번에도 '카멜리아 레이디'를 국립발레단에 맡기며 깊은 신뢰를 보였다. 이는 국립발레단의 예술적 역량과 국제적 위상을 입증하는 결과다.

강수진 예술감독은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시절부터 노이마이어의 작품을 직접 경험하며 그의 예술 세계를 깊이 이해한 무용수로, 이번 협업이 한층 더 깊은 예술적 완성도를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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