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문화공동체DIC가 재개발을 앞둔 시장 모퉁이의 만둣집 이야기를 담은 신작 연극 ‘만두’를 27일부터 29일까지 광주 소극장 공연일번지에서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재개발로 사라져가는 골목 풍경 속에서 한 어머니의 삶과 이웃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이라는 가치의 본질을 조명한다.

극은 30여 년 동안 만둣집을 지켜온 주인 복자의 일상에서 시작된다. 집을 나간 아들이 돌아오길 기다리며 하루를 이어가는 복자의 곁에는 단골 영숙과 통장, 재개발 관련 서류 작업을 이유로 드나드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엮이며 시장의 정겨운 풍경이 펼쳐진다. 여기에 죽은 줄 알았던 남편의 등장까지 더해지며 삶의 무게와 희망이 교차한다.

이야기가 진행되며 복자의 지병이 위암 말기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복자는 아들에게 남기기 위한 돈을 모으며 아픔을 숨긴 채 마지막까지 가게를 지키고, 주변 이웃들은 그의 변화를 눈치채며 조용한 이별의 순간을 함께 맞이한다. “부모는 만두피, 자식은 그 속”이라는 복자의 말은 가족을 위한 희생과 결속을 상징적으로 남기며 극의 중심 메시지를 형성한다.

무대는 사라져가는 골목과 평범한 일상을 재현해 재개발의 시간성과 기억, 공동체의 정서를 섬세하게 전한다. 시장 사람들의 소소한 대화는 관객에게 오래된 동네가 지닌 온기와 삶의 흔적을 되새기게 한다.

작·연출은 정문희가 맡았으며 윤희철, 문진희, 강인영, 이현숙 등이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