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임시정부 요인 환국일을 맞아 특별전 ‘세 가지 눈물: 성재 이시영’이 23일 서울 종로구 이회영기념관에서 개막한다. 이번 전시는 2026년 3월 1일까지 이어지며, 대한제국·대한민국임시정부·대한민국을 가로지르는 성재 이시영의 생애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성재 이시영(1868~1953)은 대한제국 관료로서 을사늑약 체결에 끝까지 반대하며 경운궁 앞에서 격문을 살포하고 일본 경찰과 맞섰던 인물이다. 이후 서간도로 망명해 형제들과 함께 무장독립운동 기지를 구축하고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했으며, 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는 법무총장과 재무총장을 지냈다. 광복 후에는 대한민국 초대 부통령으로 활동했다.

전시 제목 ‘세 가지 눈물’은 그의 생애에서 기록된 상징적 사건을 담고 있다. 첫 번째는 1905년 을사늑약에 항거하며 ‘대소위신조약변명서’를 올리고 격문을 배포할 때 흘린 ‘오호통재’의 눈물이다. 두 번째는 1945년 11월 5일 임시정부 요인 자격으로 환국을 앞두고 상하이 강만 비행장에서 보인 ‘낡은 중절모의 눈물’이다. 세 번째는 1951년 국민방위군 사건 책임을 지고 부통령직을 내려놓으며 발표한 ‘국민에게 고함’에서 흘린 ‘청년들 앞에 흘린 눈물’이다.

전시장에서는 이시영의 삶을 재조명하는 주요 사료들이 공개된다. 1905년의 격문 ‘대소위신조약변명서’, 일제 감시 문서 ‘상하이 불령선인 궁핍 상황’, 그리고 이번 전시를 통해 최초로 선보이는 ‘성재선생실기’ 육필 원고(1949)가 포함됐다.

성재 선생의 손자 이종택 후손은 “조부께서 바라신 것은 외세에 흔들리지 않는 강한 나라였다”며 “이번 전시가 강하고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해성 이회영기념관 감독은 “이시영의 역정은 대한인의 노선과 동일하다”며 “그의 눈물을 기억하는 일은 오늘 우리가 대한을 잇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회영기념관은 그동안 여성독립운동가 이은숙을 조명한 ‘나는 이은숙이다’(2022), 항일투쟁에 나선 자녀들의 삶을 다룬 ‘아들들·딸들 열아홉’(2023), 이회영의 친필 편지를 최초 공개한 ‘등불 아래 몇 자 적소’(2024) 등을 이어오며 독립운동가 일가의 삶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왔다. 이번 특별전은 6형제 기획전 가운데 두 번째 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