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은 신명 나는 소리극 '왔소! 배뱅'을 오는 2월 12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선보인다고 밝혔다. 지난해 초연 당시 티켓 오픈 2시간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큰 화제를 모았던 공연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무대로 돌아온다.
'왔소! 배뱅'은 고(故) 이은관 명인의 전통 소리극 '배뱅이굿'을 각색·재구성한 작품으로, 서도 지역에서 전승된 재담 소리를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소리극이다. '배뱅이굿'은 봉건적 신분 제도와 사회를 풍자하며, 무가(巫歌)와 서도 선율의 애잔함을 더한 국가 무형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작품은 스님과 사랑에 빠진 배뱅이가 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목숨을 잃은 뒤, 부모가 딸의 혼을 위로하기 위해 무당들을 불러 굿을 벌이는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평양 건달이 엉터리 굿으로 배뱅이 부모의 돈을 가로챈다는 풍자적 줄거리는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흥미를 선사한다.
이번 공연에는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대표 소리꾼들이 대거 참여해 극의 품격을 더한다. 서도 소리의 장효선 단원이 조선 최고의 사기꾼 '평양건달'을, 판소리의 유미리 단원이 '탁주집 할머니'를, 경기 소리의 김세윤 단원이 주인공 '배뱅' 역을 맡아 무대를 이끈다. 배우 추현종은 의문의 사나이 '돌쇠'로 활약한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새로운 배역과 소리꾼이 추가돼 신선한 매력을 더한다. 말을 하지 못한 채 과장된 표정과 춤으로만 굿을 펼치는 '묵언무당' 역에는 무용수 최정호가 출연해 흥겨운 무당춤을 선보인다. 더불어 배뱅이굿 전승 교육사인 박준영 명창이 배뱅이의 아버지 '최정승' 역으로 합류해 깊이 있는 소리를 더한다.
강대금 국립국악원장 직무대행은 “'왔소! 배뱅이 국립국악원의 새로운 대표 공연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며 관객들이 유쾌하게 웃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왔소! 배뱅'은 관객들에게 전통 소리극의 새로운 매력을 전하며, 전통 예술의 가능성을 넓히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