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26일(목) 오후 7시 30분, 서울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국악계 여성 예술가 3인이 전통과 현재를 잇는 창작 무대를 선보인다. ‘삼부작(三婦作) - 남도소리로 세 갈래의 작품을 그리다’는 각기 다른 악기를 연주하는 김나영(판소리), 김은수(거문고), 서은영(가야금)이 ‘남도소리’를 공통된 주제로 민요, 판소리, 굿이라는 세 장르를 재구성한 공연이다.

‘삼부작’은 전통 음악을 기반으로 오랜 시간 깊이 있는 활동을 이어온 세 연주자가 결성한 예술 단체로, 세 사람 모두 국가무형유산 이수자이자 국내 주요 예술기관의 주요 단원과 교육자로 활동 중이다. 이들은 남도 음악의 거장 이태백의 문하에서 함께 예술세계를 다져왔으며, 이번 공연을 통해 그 결실을 무대 위에 펼친다.

이번 무대는 남도 민요, 판소리, 진도씻김굿 등 남도 지역의 정서와 서사를 대표하는 음악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 구성됐다. 특히 현악기와 타악기 중심의 절제된 반주는 노래의 결을 더욱 섬세하게 드러내며, 각 악기의 리듬적 실험은 감정의 파장을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첫 번째 장에서는 ‘달타령’, ‘봄노래’, ‘동해바다’ 등 남도 민요의 다양한 정서를 담은 곡들이 이어진다. 이어지는 ‘적벽대전’ 대목에서는 거문고, 가야금, 판소리가 각각 자연, 인간, 서사를 상징하며 총체적 예술의 진수를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진도씻김굿 중 ‘제석거리’는 의례적 형식을 넘어 악기 간 교감을 통해 새로운 해석의 ‘씻김’을 제안한다.

이번 공연은 단발성 무대가 아닌, 여성 국악인이 중심이 되어 전통을 지속 가능하게 재해석하는 장기 프로젝트의 출발점이다. 지도와 구성에는 이태백 명인이 함께하며, 타악의 김태영과 공연 해설을 맡은 윤중강 평론가가 함께해 완성도를 높였다. ‘삼부작(三婦作)’은 남도소리의 깊이와 미학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내는 실험적이고도 정통적인 시도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