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미스터리와 인간 본성의 어두운 이면을 탐색하는 네 편의 스릴러 연극이 올여름 대학로 무대를 뜨겁게 달군다. ‘제9회 미스터리스릴러전’이 오는 7월 16일부터 8월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극장혜화당에서 열린다.

첫 무대는 16일부터 20일까지 극단 이명희의 신작 '복어'가 연다. 이 작품은 소년법의 허점을 파고들며, 어린 시절 가족을 잃은 여주인공이 가해자 출소를 앞두고 다큐멘터리를 가장한 복수를 준비하는 심리 미스터리극이다. 법 제도와 복수, 피해자의 내면을 심도 있게 조명한다.

이어서 23일부터 27일까지는 창작집단 애열의 '잉크 오브 타임(Ink of Time)'이 무대에 오른다. 창과 문이 없는 밀실에서 두 인물이 서로의 과거를 추궁하며 펼치는 심리전이 중심으로, 정신질환과 사회적 편견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3주 차인 7월 30일부터 8월 3일까지는 호텔수영장멤버스의 '야행성동물(Animales nocturnos)'이 공연된다. 주행성과 야행성이라는 상반된 삶의 리듬을 은유적으로 풀어내며 인간관계 속 경계와 인식의 차이를 탐구한다.

마지막 무대는 8월 6일부터 10일까지 예술단체 화로의 '검은 고양이'가 장식한다. 실종된 남편과 죽은 고양이를 둘러싼 여주인공의 진술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선과 악,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를 성찰하도록 이끈다.

소극장혜화당의 김세환 프로그래머는 “미스터리는 추리나 공포를 넘어 인간 내면과 죄의식에 대한 성찰을 이끌어내는 장르”라며 “이번 페스티벌은 관객에게 색다른 여름밤의 몰입과 깊은 여운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