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의 벽을 조금이라도 낮추고 싶었습니다. 책 속 음악의 장면들이 독자들의 평생 기억 속에 남기를 바랍니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 이인현(40)이 유럽 현지에서 경험한 음악과 역사, 문화를 엮은 신간 ‘클래식의 심장, 유럽을 걷다’(북오션)를 출간했다.

책은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서양 음악사의 중심을 이룬 다섯 나라를 직접 여행하며 기록한 내용을 담았다. 하이든, 바그너, 드뷔시, 로시니, 엘가 등 거장들의 삶과 작품을 형식과 이론이 아닌 ‘사람의 이야기’로 풀어내 클래식 입문자에게는 친근하게, 애호가에게는 새로운 시선을 제공한다.

이인현은 “여행지에서 그곳에서 태어난 음악을 들으며 걷는다면 단순한 방문이 아닌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다”며 “음악이 만들어내는 장면과 감정은 여행의 온도를 높여준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책에는 각 여행지와 관련된 명곡이 소개되며, 짧은 배경지식을 곁들여 감상 포인트를 제시한다. 예를 들어 영국 편에서는 엘가의 ‘사랑의 인사’가 원래 약혼녀를 위해 작곡한 ‘사랑 고백의 노래’였음을 설명하며, 단순한 배경만 알아도 감상이 깊어진다고 전한다.

책은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브레겐츠 오페라 페스티벌 등 유럽 각지의 대표 음악 축제도 상세히 다룬다. 이인현은 “유럽의 음악 축제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와 삶을 들여다보는 창”이라며 “현장의 공기와 분위기를 그대로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클래식 대중화를 위해 정부와 언론의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술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치유를 주지만 경제가 어려워지면 지원이 가장 먼저 삭감된다”며 “대중문화처럼 수익이 크지 않더라도 정부와 언론이 관심을 이어간다면 대중의 호기심과 참여도 반드시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저서는 음악과 여행, 문화를 함께 엮어 클래식을 새롭게 접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특별한 안내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