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예수정이 셰익스피어의 고전 ‘템페스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국립극단 연극 ‘태풍’에서 여성 공작 ‘프로스페라’로 무대에 오른다. 국립극단은 오는 12월 4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연극 ‘태풍’을 공연한다고 밝혔다.

‘태풍’은 권좌를 빼앗기고 유배된 밀라노 공작이 외딴섬에서 12년간 마법을 익히며 복수를 준비하는 이야기로, 인간의 욕망과 용서, 사랑을 다룬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템페스트’를 새롭게 구성했다. 이번 공연은 주요 인물의 성별을 바꾸어 여성 시각에서 재해석한 점이 특징이다. 밀라노 공작 ‘프로스페로’는 ‘프로스페라’로, 나폴리의 왕 ‘알론조’는 ‘알론자’로 설정돼 원작과는 다른 정서적 결을 선보인다.

국립극단은 “이번 작품은 복수를 통해 욕망을 이룬 인간에게 진정한 유토피아는 무엇인지, 사랑과 화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무대”라고 설명했다. 주인공 ‘프로스페라’ 역은 예수정이 맡았으며,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르는 것은 5년 만이다. ‘미란다’ 역에는 황선화, ‘에어리얼’ 역에는 이경민, ‘칼리반’ 역에는 홍선우가 출연하며, 문예주·윤성원·김나진 등이 함께 무대를 채운다.

연극의 번역과 재구성은 마정화가, 연출은 국립극단 단장이자 예술감독인 박정희가 맡았다. 무대와 조명은 여신동이 담당해 고전의 세계를 현대적 감각으로 구현한다. 박정희 연출은 “‘태풍’은 원작의 메시지를 새롭게 해석한 작품으로, 셰익스피어가 남긴 마지막 통찰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관객들이 사랑과 용서의 의미를 느끼며 따뜻한 위로를 얻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