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다이얼로거와 창작집단 고릴라조합이 공동 제작한 연극 ‘인간 탈피’가 27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지구인아트홀에서 초연된다. 이 작품은 2021년 공연예술창작산실 대본공모 우수작으로 선정된 지강숙 작가의 희곡을 무대로 구현한 작품으로, 인간성과 비인간성의 경계를 날카롭게 질문하는 서사를 담고 있다.

작품은 인간성을 잃은 사람이 ‘인간’으로 남고, 인간성을 지켜낸 이들이 ‘개구리’로 변하는 독특한 변신 모티프를 통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무대는 개구리로 변하는 현상이 퍼지며 사회 기반이 흔들리는 가상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기업 또한 생존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 전개된다.

극의 중심 인물 재희는 어렵게 회사에 취업하지만, 동기 유정은 자폐 스펙트럼 증상을 지닌 인물로 가족의 기대 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려 고군분투한다. 두 사람은 조직의 비리와 비인간적 구조 속에서 서로 다른 선택을 하게 되고, 결국 세계의 붕괴와 맞닿은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연극 ‘인간 탈피’는 2022년 유통 프로모션 ‘대본의 발견’을 통해 극단 다이얼로거와 연결됐으며, 약 4년간 창작진과의 논의와 미학적 발전 과정을 거쳐 정식 공연으로 완성됐다. 극단 다이얼로거는 2016년 창단 이후 ‘더 빅 밀’, ‘모로코로 가다’ 등을 무대에 올리며 독창적인 연극적 언어를 구축해 왔다.

연출은 창작집단 고릴라조합의 남동훈 상임연출이 맡았으며, 빛과 그림자의 대비, 영상, 시적인 음악, 안무, 그로테스크한 의상과 분장 등을 통해 특유의 기묘한 세계관을 확장했다. 무대에는 임형택, 안꽃님, 강우정, 오현우, 정빈, 김성준, 황인덕, 민정은, 조수인, 조새연, 박혜림, 양해광 등 12명의 배우가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