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사기에 수록된 도미전 설화가 대형 창작뮤지컬 ‘몽유도원’으로 재탄생해 관객을 만난다. 백제 왕의 욕망과 이에 맞서는 도미와 부인의 사랑과 시련을 그린 이 설화는 한국 고전 서사의 정서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이달 말 무대에 오른다.

‘몽유도원’은 김부식이 기록한 도미전 설화를 토대로, 고 최인호 작가가 집필한 소설 ‘몽유도원도’를 원작으로 삼았다. 제작은 뮤지컬 ‘명성황후’, ‘영웅’ 등 한국적 소재를 무대화해 온 제작사 에이콤이 맡았다.

작품은 백제 왕 여경이 꿈에서 본 여인 아랑에게 집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아랑은 부족의 지도자 도미와 혼인한 사이지만, 왕의 욕망이 멈추지 않으며 갈등이 깊어진다. 창작진은 이 서사를 중심에 두고 음악, 의상, 무대, 영상 등 전반에 한국적 미감을 적극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음악은 국악을 중심에 두고 팝과 록, 클래식 요소를 결합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구조로 완성됐다. 김문정 음악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국악을 전면에 내세운 이번 작품은 한국적인 것을 세계화하려는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오상준 작곡가는 전통 악기가 다양한 장르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구성했다고 밝혔다.

출연진 역시 국악인과 창극 배우, 성악 전공 뮤지컬 배우 등 다양한 배경의 예술가들로 꾸려져 소리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서사는 해외 관객도 이해할 수 있도록 단순화했으며, 원작 소설의 인물도 동시대적 감각에 맞게 재해석됐다. 왕 여경은 정치적 불안을 안고 욕망에 집착하는 인물로, 아랑은 보다 주체적인 여성상으로 그려진다.

윤홍선 프로듀서는 “사랑과 구원, 희생이라는 보편적 감정을 중심에 둔 작품”이라며 세계 무대를 염두에 둔 기획임을 밝혔다. 연출을 맡은 윤호진은 2002년 초연 이후 27년간의 고민 끝에 이번 작품을 완성했다며 “시간의 흐름을 잊게 만드는 무대를 목표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2028년 미국 브로드웨이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몽유도원’은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22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 뒤, 샤롯데씨어터로 무대를 옮겨 상연될 예정이다. 한국 고전 설화를 바탕으로 한 대형 창작뮤지컬로서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주목받을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