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직접 사용하지 않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형태로 전환된 2025 제주들불축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축제 기간 동안 강한 비바람이 예보돼 행사 진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축제 주요 일정이 진행되는 3월 15일 제주에는 5~30mm의 비가 내릴 전망이며, 순간풍속 초속 20m(산지 25m)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축제 진행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축제 주최 측인 제주시 관계자는 “올해부터 실제 불을 놓는 방식이 아닌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연출을 도입했기 때문에 비가 와도 축제 운영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다만, 현장 상황에 따라 일부 조정이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바람이 강하게 불 경우 구조물 안전 문제 등을 면밀히 살필 계획이다.

과거 들불축제에서는 오름 불놓기가 핵심 행사였던 만큼 기상 상황이 축제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특히 2019년에는 궂은 날씨로 일부 프로그램이 취소되면서 행사 분위기가 다소 위축되기도 했다.

올해 축제는 ‘우리, 희망을 피우다!’를 주제로 오는 3월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 일대에서 열린다.

첫날인 14일에는 삼성혈에서 희망 불씨를 채화한 뒤 개막식이 진행되며, 개막 축하콘서트 ‘희망드림’과 미디어아트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15일에는 전통적인 들불축제의 핵심 행사였던 불놓기를 대신해 ‘디지털 불놓기’와 ‘디지털 달집 점화’가 열린다. 이와 함께 제주 전도 신화 풍물 대행차, 희망 기원 메시지 전달, 희망 대행진, 피날레 콘서트 ‘희망잔치’ 등이 진행된다.

축제 마지막 날인 16일에는 청소년 가요제 ‘제주 유스 페스타’와 묘목 나눠주기 행사 등이 마련돼 자연과 함께하는 환경 친화적 축제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올해 들불축제는 단순히 불을 활용한 퍼포먼스를 넘어 미디어파사드를 활용한 첨단 기술이 결합된 형태로 진행된다. 오름 전면을 가득 채우는 미디어 연출을 배경으로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며, 개막 공연에는 가수 송가인이, 둘째 날에는 세계적인 음악가 양방언 밴드가 무대에 선다. 이와 함께 지역 예술인 17개 팀이 축제 곳곳에서 공연을 선보이며, 오름 정상에서는 ‘오름 꼭대기 콘서트’도 진행된다.

전통적인 달집 태우기를 디지털 방식으로 재해석한 ‘디지털 달집 점화’도 주목할 만하다. 축제장에 설치된 디지털 달집에서는 낮 동안 관람객이 소원을 적을 수 있으며, 밤에는 다채로운 영상 연출이 펼쳐진다.

이 밖에도 탄소중립 스탬프 랠리, 환경 퀴즈쇼, 업사이클링 체험 공간, 오름 트레킹 등 친환경 프로그램과 SNS를 활용한 실시간 축제 인증 이벤트도 진행된다.

축제 기간 촬영한 사진을 공모해 우수작을 선정해 시상하는 행사도 마련됐으며, 행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제주들불축제 공식 홈페이지(https://firefestivaljeju.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는 제주시청 관광진흥과(064-728-2751)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