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민사박물관은 고려인 마을에 정착한 문빅토르 화백의 삽화 특별전 ‘다브님 다브노(옛날 옛적에)’를 오는 7월 27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광주광역시 고려인마을에서 활동 중인 문 화백이 고려인의 시선으로 한국 전래동화를 재해석한 작품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전시는 ‘호랑이와 곶감’, ‘당나귀 알’, ‘솜 장수 넷’, ‘고양이 다리 넷’, ‘굴개굴개 청개구리’ 등 한국인에게 친숙한 전래동화들을 삽화로 풀어낸다. 해당 삽화들은 고려인 작가 유가이 콘스탄틴이 2019년 카자흐스탄에서 출간한 동화책 『마법의 샘』에 문 화백이 그려 넣은 그림들로, 전통적 이야기의 등장인물들이 이국적인 시선으로 재탄생했다.
예를 들어 ‘호랑이와 곶감’ 속 호랑이는 우리에게 익숙한 익살스러운 모습 대신, 근엄하고 위엄 있는 자태를 보이며, ‘당나귀 알’의 당나귀는 서구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있는 커다란 이빨을 드러낸 채 유쾌하게 웃고 있다. 이는 고려인의 혼종적 정체성과 문화 전승의 과정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문빅토르 화백은 1951년 카자흐스탄 우슈토베 출생으로, 카자흐스탄 국립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한 뒤 고려극장에서 무대미술가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광주 고려인마을에 거주하며 ‘문빅토르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그림을 통해 고려인의 강제이주사와 독립운동의 역사, 정체성 문제를 꾸준히 조명해왔다.
이번 전시에는 삽화 외에도 문 화백의 최신작이 함께 공개돼 관람객들에게 고려인의 과거와 현재, 예술적 시선을 입체적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한국이민사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단순한 그림 전시를 넘어 고려인 사회에서 한국 문화가 어떻게 이어지고 새롭게 해석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라며 “어린이뿐 아니라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기고 성찰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람은 무료이며, 전시는 오는 7월 27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