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이 5월부터 서울관과 과천관에서 5년 만에 대규모 소장품 상설전시를 시작한다. 약 1만 1,800여 점의 소장품 중 선별된 주요 작품들이 전시되며, 특히 2021년 기증받은 ‘이건희 컬렉션’ 51점(과천관 42점, 서울관 9점)도 포함돼 주목된다.
과천관에서는 ‘한국근현대미술’전을 통해 대한제국부터 한국전쟁까지 100년의 미술사를 연대별로 조망한다. 채용신, 구본웅, 임군홍, 오지호, 박래현, 김기창, 이응노, 이중섭 등 70여 명 작가의 작품 145점이 전시되며, 김은호의 ‘순종황제 인물상’, 김규진의 ‘해금강총석’, 변월룡의 ‘북조선 금강산(만물상)’ 등 역사적 의미가 담긴 작품들도 볼 수 있다. 또 ‘작가의 방’ 섹션에서는 오지호, 박래현·김기창 부부, 이중섭 등 특정 작가를 집중 조명하며, 매년 다른 작가를 새롭게 소개할 예정이다.
서울관에서는 개관 이후 처음으로 상설전 ‘한국현대미술 하이라이트’를 열며, 196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83명의 작가, 86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추상, 실험, 형상, 혼성, 개념, 다큐멘터리 등 여섯 가지 주제로 나뉘며, 김환기, 박서보, 이우환, 백남준, 김수자, 서도호, 최정화 등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작가들의 주요 작품이 전시된다. 특히 백남준의 ‘잡동사니벽’, 김수자의 ‘보따리 트럭-이민자들’은 미술관 소장 후 최초 공개되며, 강익중의 ‘삼라만상’은 13m 높이로 설치돼 시선을 끌 예정이다.
서울관은 이번 상설전 개막과 함께 처음으로 영어 도슨트 프로그램을 도입해 외국 관람객의 이해도를 높인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과천관 전시는 한국미술의 교과서적 흐름을, 서울관 전시는 현대미술의 다채로운 실험과 발전을 보여줄 것”이라며, “이번 상설전이 한국 미술사의 과거와 현재를 깊이 이해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