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가장 긴 표류 여정을 남긴 실존 인물 문순득(1777~1847)의 삶을 기리는 문화예술축제 ‘2025 신안국제문페스타’가 오는 6월 19일부터 22일까지 전남 신안군 우이도, 도초도, 흑산도 일원에서 열린다.
문페스타는 ‘섬과 바다, 사람과 예술을 잇는 축제’를 모토로, 섬 여행자들이 직접 참여하고 이동하며 배우는 체험형 문화여행 프로그램 ‘섬 로드스꼴라(Road Scholar)’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로드스꼴라는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길 위의 학교’로 널리 알려진 교육형 여행 콘텐츠로, 이번 축제를 통해 한국 섬 문화와 연계해 재해석됐다.
사전 신청을 마친 참가자들은 3박 4일 동안 우이도, 도초도, 흑산도를 차례로 순례하며 섬의 역사, 생태, 문화를 깊이 체험한다. 서해안포럼 이윤선 이사장, 신안군 이재근 학예사, 자산어보 마을학교 이영일 교장이 동행하며 섬별 맞춤 해설을 제공해 풍성한 배움의 기회를 더한다.
첫째 날 우이도에서는 문순득 생가에서 추모 의례를 진행하고, 성황당터, 정약전 적거지, 돌담길, 우이도 선착장 등을 방문하며 역사와 민속이 살아 숨 쉬는 섬의 풍경을 따라 걷는다. 이어 도초도에서는 영화 ‘자산어보’ 촬영지와 수국공원, 고란리 석장승 등 섬 문화유산을 체험하게 된다. 마지막 여정지인 흑산도에서는 진리당숲, 흑산성당, 박득순 미술관, 철새박물관을 탐방한 뒤 본 행사에 참여한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21일 밤 흑산도 예리항 선착장에서 펼쳐지는 야외 문화예술 공연이다. 파도 소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무대에서는 정태연 셰프의 ‘홍어 해체쇼’, 극단 갯돌의 대표작 마당극 ‘문순득 표류기’, 영화 ‘자산어보’ 야외 상영 등이 진행된다. 마카오 잉치무용단, 가객 정용주, 소프라노 문안나, 서커스 아티스트 이진규, 지전춤 강은영 명인 등 국내외 예술인들이 무대에 올라 섬의 밤을 환상적인 문화예술의 장으로 물들일 예정이다.
축제의 대미는 참가자들이 소원을 담은 배를 띄우는 ‘풀배 띄우기 소원제’로 장식된다. 극단 갯돌은 2010년부터 문순득의 항해 여정을 주제로 마당극을 제작해왔으며, 오키나와, 마카오,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문순득이 거쳐간 해양도시들과의 지속적인 국제 문화예술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2025 신안국제문페스타’는 단순한 공연 중심의 축제를 넘어, 섬 주민과 방문객이 함께 배우고 느끼며 공감하는 참여형 예술여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