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정상부인 백록담 구간만 예약하도록 탐방예약제가 조정된 이후 약 한 달 동안 3천여 명이 사전 예약 없이 한라산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일부터 이달 1일까지 성판악과 관음사 탐방로를 모니터링한 결과, 총 탐방객 3만2천742명 중 3천476명이 예약 없이 탐방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의 약 10.6%에 해당하며, 이 중 3%는 수학여행단, 나머지는 일반 탐방객으로 파악됐다.
예약제 완화 이후 자율탐방이 가능해지면서 성판악 탐방로의 사라계곡, 관음사 탐방로의 탐라계곡 등 한라산의 다양한 주변 경관을 감상하는 탐방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월 4일, 17일, 31일과 6월 1일에는 하루 탐방객이 1천500명을 초과해 성판악과 관음사 두 코스의 인기가 꾸준함을 보여줬다.
현재 예약이 필요한 구간은 성판악 입구에서 진달래밭까지 7.3km, 관음사 입구에서 삼각봉까지 6km 구간을 제외한 백록담 상부 구간으로, 일일 탐방 인원은 성판악 1천 명, 관음사 500명으로 제한되고 있다.
도는 탐방예약제 개편 시행 이후 불편사항을 개선하기 위해 16일부터 정상 탐방 예약자에게 제공하던 손목 밴드 사용을 중단하고, 환경 훼손 방지를 위해 2차 QR코드 확인 절차를 강화했다. 입구에서 1차 확인을 거친 후, 진달래밭과 삼각봉 대피소에서 현장 직원이 2차 확인을 진행한다.
또한, 늘어난 탐방객에 대응하기 위해 탐방로 안전 인력도 순차적으로 증원하고 중간 통제소 시설도 보강 중이다. 현재 추가 인력 2명이 배치됐으며, 향후 더 늘려나갈 방침이다.
고종석 세계유산본부장은 “한라산 탐방예약 구간 조정은 환경 보전과 탐방 활성화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정책”이라며 “탐방객 스스로 안전수칙을 숙지하고 철저한 준비를 통해 사고 예방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