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7년 10월 촬영된 금강산 표훈사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최근 등재된 금강산의 100년 전 모습을 담은 희귀 사진을 오는 8월 열리는 특별 전시를 통해 공개한다고 밝혔다.

‘100년 전 한반도 식물 탐사 사진전’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1917~1918년 일제강점기 당시 미국 하버드대 아놀드수목원의 식물탐험가 어니스트 헨리 윌슨(E.H. Wilson)이 금강산을 탐사하며 촬영한 사진 5점과 당시 채집한 식물 표본 이미지들이 함께 전시된다.

공개되는 사진에는 금강산의 대표 명소인 귀면암, 구룡폭포, 표훈사, 장안사 등의 풍경이 생생하게 담겼다. 국립수목원은 사진 속에 금강산의 식생, 경관은 물론 사찰과 인물 등 당시 북한 지역 산림과 문화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사료적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윌슨은 당시 금강산을 두고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이며 이 멋진 풍경 속에 많은 사찰이 있다. 식물군은 가파른 절벽에 소나무와 전나무가 박혀 있다”고 기록한 바 있으며, 한반도 전역을 탐사하며 남긴 사진과 식물 표본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국립수목원은 지난달 열린 세계 식물원 교육총회에서 아놀드수목원과 업무 협력 의향서(LOI)를 체결하고 윌슨이 남긴 원본 자료를 확보해 이번 전시를 준비하게 됐다.

임영석 국립수목원장은 “이번 전시는 단순한 과거 사진 전시를 넘어, 식물과 자연을 통해 우리가 잊고 있던 역사와 생명의 소중함, 그리고 생태적 주권의 가치를 되새겨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