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아리랑문화재단이 오는 7월 30일부터 내년 5월까지 아리랑박물관에서 특별기획전 ‘황장목과 정선뗏꾼’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역사 회고를 넘어, 황장금산(黃腸禁山)으로 엄격히 보호되던 황장목의 문화사와, 이를 서울까지 물길 따라 운반한 뗏꾼들의 노동과 공동체 정신을 집중 조명한다.
전시에 따르면, 정선의 깊은 산에서 자란 소나무는 조선시대 궁궐과 한양의 거리를 이루는 데 사용된 귀중한 목재 ‘황장목’으로, 엄격한 국가 보호 대상이었다. 황장목은 혹독한 자연을 이겨내며 수백 년을 자란 뒤, 사람 손에 베여 뗏목으로 묶여 강을 따라 서울까지 이동했다. 이 과정을 책임졌던 뗏꾼들은 목숨을 걸고 급류를 건너며 수송을 수행했고, 그들의 기술과 인내, 공동체 정신은 지역 문화의 뿌리를 이뤘다.
이번 전시는 ‘삶의 동반자 소나무’에서 시작해 ‘서울을 짓다’는 여정까지 황장목과 뗏꾼의 이야기를 다채로운 콘텐츠로 풀어낸다. 특히 정선 동강의 험한 물길인 황새여울, 된꼬까리, 골안떼 등을 지나며 뗏꾼들이 부르던 노동요와, 그것이 아리랑으로 이어진 민초의 감정선까지 살펴보며 지역성과 역사성을 함께 전달한다.
전시에는 『조선왕조실록』,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고문헌은 물론, 20세기 초 신문 기사, 정선 뗏꾼의 증언, 아우라지 축제의 뗏목 재현 사진 등 풍부한 자료가 포함된다.
정선아리랑문화재단 최종수 이사장은 “사라진 물길 위에 잊힌 사람들의 숨결을 다시 불러내는 것이 이번 전시의 목표”라며 “나무와 인간, 강과 도시를 잇는 유기적 사슬을 되돌아보는 귀중한 시간 여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