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10월, 충북 제천의 산과 호수는 온통 붉고 노란 빛으로 물들며 가을의 절경을 펼친다. 최근 ‘2025 제천국제한방천연물산업엑스포’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제천은 다시 관광객의 발길로 북적이고 있다. 그 중심에는 가을을 가장 아름답게 즐길 수 있는 제천의 대표 단풍 명소 네 곳, 의림지·금수산·옥순봉 출렁다리·배론성지가 있다.

‘천년의 저수지’ 의림지는 삼한시대에 축조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관개용 저수지 중 하나로, 고요한 수면 위에 비친 단풍과 은행잎이 수채화 같은 장관을 이룬다. 호수를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는 소나무 향기와 가을바람이 어우러져 여유로운 산책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름답다’는 뜻의 금수산은 이름 그대로 가을이 되면 온 산이 오색빛으로 수놓인다. 산세가 완만하고 등산로가 잘 정비돼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모두 즐길 수 있으며, 정상에 오르면 청풍호와 제천 시가지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장쾌한 풍경이 펼쳐진다.

청풍호의 잔잔한 물결 위를 가로지르는 ‘옥순봉 출렁다리’는 제천 여행의 또 다른 백미다. 길이 222m, 폭 1.5m의 다리를 건너면 408m 길이의 생태탐방 데크길로 이어지며, 호반을 따라 단풍과 함께 걷는 트레킹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여성과 중장년층에게도 부담 없는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배론성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신학교이자 천주교 박해 시기 신앙의 중심지로,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제천의 정신적 명소다. 단풍이 물든 산속에 고요히 자리한 성당과 문화유산들은 깊은 신앙과 역사적 의미를 품고 있어, 순례와 치유의 여행지로 손꼽힌다.

청풍명월의 고장 제천은 수려한 자연경관과 풍부한 문화유산이 공존하는 힐링 여행지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계절을 맞고 있다. 일상의 피로를 내려놓고 제천의 단풍빛 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추억을 만들기에 좋은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