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와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이 오는 11일부터 내년 2월 22일까지 테마전시 ‘바다 너머 세상을 본 조선 상인, 표류인 문순득’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조선 후기 상인 문순득의 표류 여정을 중심으로, 당시 동아시아 해양 교류의 역사와 문화를 첨단 기술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문순득(1777~1847)은 조선 후기 홍어 장수로, 1801년 출항 중 폭풍을 만나 일본 오키나와·필리핀·마카오 등을 거쳐 3년 2개월 만에 귀국한 인물이다. 그의 기록인 ‘표류인 문순득 일기’는 조선 후기 최장 거리이자 최장 기간 표류 사례로, 당시 동아시아의 문화·경제·외교 실상을 구체적으로 전하는 귀중한 해양 문화유산으로 평가된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구현된 ‘AI 문순득’과의 실시간 대화 체험이다. 관람객은 문헌 기록을 기반으로 학습한 AI 문순득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200여 년 전 표류의 여정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또한, 문순득이 폭풍을 만나는 순간을 미디어아트로 재현한 ‘파도를 건너서’가 전시되며, 필리핀 관광부 한국사무소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출품한 현지 유물과 당시 교역품도 함께 선보인다.
김명진 해양수산부 해양정책관은 “이번 전시는 고문서 속에 머물던 표류기를 AI 기술로 되살려 국민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한 의미 있는 시도”라며 “우리 해양 문화유산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 바다를 통한 인류 교류의 역사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