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 분관 조감도

조선 왕실과 대한제국 황실의 문화와 역사를 다루는 국립고궁박물관의 분관이 경기 화성에 들어선다. 국립고궁박물관은 4일 화성특례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함께 화성시청에서 분관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에 따라 세 기관은 화성 태안3 택지개발지구 내 약 2만5천㎡ 규모의 공원 부지에 국립고궁박물관 화성 분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해당 부지는 정조와 사도세자의 능묘인 ‘융릉과 건릉’, 사도세자의 명복을 빌기 위해 세워진 용주사와 인접해 왕실 문화와의 연계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물관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릉권 일대를 중심으로 후보지를 검토한 결과, 역사적 가치와 향후 확장 가능성을 고려해 화성을 최종 낙점했다. 박물관 측은 “경기 남부권 최초의 국립박물관이자 왕실 문화의 본질을 체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설명했다.

화성 분관은 관람객이 유물 보관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개방형 수장고 형태로 조성된다. 시와 LH는 부지를 국가유산청에 무상 귀속하고 기반시설 구축 및 인허가 절차 등을 지원해 박물관 건립을 돕는다.

분관 건립은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되며, 이후 유물 이전과 정리 과정까지 고려하면 빠르면 2031년, 늦어도 2032년 개관이 이뤄질 전망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화성 분관을 열린 문화유산 향유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계속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 경복궁 내에 있는 국립고궁박물관은 2005년 개관했으며 조선왕조 어진, 어보, 창경궁 자격루 누기 등 주요 유물을 보관하고 있다. 유물 수량 증가로 인해 수장고 포화율이 160%에 이르며, 전체 소장품 중 전시 비율이 3%에 머물러 분관 건립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박물관은 이미 강원도 평창에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을 개관한 데 이어, 화성 분관을 통해 유물 분산 보관 체계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