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오갈 도선 '정지용호'

옥천군은 지난해 12월 지방소멸대응기금 33억 원을 투입해 발주한 40톤급 친환경 선박이 건조를 마치고, 22일 안내면 장계 선착장에서 하역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충남 서천의 선박 제조업체 K마린이 건조한 이 선박은 길이 19.5m, 폭 5.5m 규모로 최대 40명이 승선할 수 있다. 화석연료 대신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친환경 선박으로, 환경오염을 최소화했으며 최고 속도는 시속 8노트다.

옥천군은 이 선박에 지역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향수’의 작가인 정지용의 이름을 따 ‘정지용호’로 명명했다. 군은 조만간 친환경 도선 운영 및 관리 조례에 따라 운항을 담당할 항해사 2명을 시간 선택제 공무원으로 선발하고 시험 운전에 들어갈 계획이다.

정지용호는 내년 3월부터 안내면 장계 선착장과 안남면 연주를 잇는 21km 구간을 하루 2차례 왕복 운항한다. 요금은 성인 1인당 8천 원, 7세 미만은 5천 원으로 책정됐다.

옥천군은 선박 접안에 필요한 계류시설 8곳을 이미 갖춘 상태로, 도선 운항을 통해 대청호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청댐이 건설된 직후인 1980년대 초반에는 옥천 장계에서 청주 문의문화재단지를 잇는 47km 구간에 유선과 도선이 운항하며 관광객과 수몰 지역 주민들의 교통수단 역할을 했다. 그러나 1983년 청남대 건립 이후 보안 문제와 상수원 수질 보호 이슈가 불거지면서 대청호 뱃길은 전면 폐쇄됐다.

이후 옥천군은 도선 재운항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나 관련 법적 규제로 번번이 무산됐다. 그러다 2022년 팔당·대청호 수질보전 특별대책지역 내 도선 운항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환경부 고시가 개정되면서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옥천군 관계자는 “내년 봄부터 대청호 위를 달리는 친환경 도선을 통해 옥천의 새로운 관광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연과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