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탐조’가 일상 속 새로운 힐링 취미로 각광받고 있다.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 관리국 보고서에 따르면 약 4천600만 명, 즉 전체 인구의 20%가 새를 관찰하는 탐조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갈등과 피로에 지친 미국 시민들이 자연 속에서 위안과 평화를 찾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소설 『조이 럭 클럽』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작가 에이미 탄이 자연 관찰 에세이로 돌아왔다. 신간 『뒷마당 탐조 클럽』(코쿤북스)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그녀가 미국 캘리포니아 자택의 뒷마당에서 새들을 관찰하며 남긴 기록과 통찰, 그리고 직접 그린 세밀화를 담은 자연 에세이다.

탄은 새들의 먹이 습관, 번식 시기, 둥지 구조 등 일상적 행동들을 세밀하게 기록하며 조류학자들도 미처 알지 못했던 생태적 사실을 발견해낸다. 경쟁심이 강한 새끼 까마귀가 먹이를 달라며 비명을 지르거나, 검은머리방울새가 씨앗 하나를 먹는 동안 네 개를 떨어뜨려 다른 새에게 돌아가게 하는 모습 등 자연의 미묘한 장면들이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새들이 떨어뜨린 해바라기씨에서 싹이 나 꽃이 피는 과정도 책 속에 생생히 그려진다.

책에는 저자의 화가로서의 면모가 담긴 세밀화 40여 점이 수록돼 독자들이 직접 탐조의 세계에 들어선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뒷마당 탐조 클럽』은 자연을 바라보는 태도와 관찰의 즐거움을 동시에 전하는 새로운 방식의 문학적 기록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