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흔히 바다의 도시로 불리지만, 바다 못지않은 또 다른 매력을 간직한 곳이 있다. 바로 부산의 진산 금정산과 그 능선을 따라 웅장하게 뻗은 금정산성이다.
사적 제215호로 지정된 금정산성은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산성으로 둘레가 약 18.8㎞에 달한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 동래부민이 다시는 같은 아픔을 겪지 않기 위해 축성한 항전의 산물로, 병참 기지와 피난처 역할을 해온 역사의 현장이다. 현재 성곽은 숙종 29년(1703년) 동래부사들이 중성을 쌓으며 본격적으로 모습을 갖췄으며, 일제강점기 훼손을 거쳐 1970년대 이후 복원 사업을 통해 시민들의 역사·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성곽 위에 오르면 낙동강과 부산 도심, 멀리 바다까지 시야가 트이며 요충지로 쓰였던 이유를 단번에 알 수 있다. 대표 탐방 코스는 동문에서 출발해 3망루와 4망루를 거쳐 북문으로 이어지는 길로, 숲길과 암릉이 어우러져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해발 620m 주 능선에 자리한 4망루 전망대에서는 동래 일대와 낙동강 하구의 장쾌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정상 고당봉에 자리한 ‘금샘’은 빗물이 고여 생긴 작은 연못으로 깊이가 50cm 이상이다. 여유로운 산행을 원한다면 범어사에서 출발해 북문과 금샘, 고당봉으로 이어지는 코스가 적합하다.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해발 540m 지점까지 쉽게 오를 수 있으며, 상부 정류장에서 남문까지는 완만한 흙길이 이어져 가족 단위 탐방객에게도 추천된다.
금정산성 북문에서 내려오면 신라 문무왕 18년(678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범어사가 자리한다. 영남 3대 사찰 중 하나인 이곳은 대웅전, 삼층석탑, 조계문 등 다수의 문화재와 함께 고즈넉한 산사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산성 안쪽 마을은 부산 전통주 ‘금정산성 막걸리’의 발상지다. 전통 누룩을 밟아 빚는 방식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마을 식당과 카페에서 지역 음식과 함께 맛볼 수 있다. 등산 후 피로를 풀기에는 동래온천이 제격이다. ‘백학의 전설’이 전해지는 이 온천은 일제강점기 개발돼 호황을 누렸으며, 현재도 호텔과 노천족욕탕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회동수원지는 부산 시민 식수원이자 휴양지로, 7㎞ 둘레길과 자전거길이 조성돼 있다. 특히 가을 단풍철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과 사진 애호가들로 붐비는 명소다.
부산 금정산성과 인근 명소들은 역사, 자연, 전통문화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종합 관광지로 손꼽힌다.
⸰ 주소: 부산광역시 금정구 북문로 78-5
⸰ 입장료: 무료
⸰ 주차: 가능
추천 탐방 코스
1코스 – 금정산성길(18.8㎞): 동문 → 3망루 → 4망루 → 북문 → 고당봉 → 금샘 → 서문 → 1망루터 → 남문 → 2망루 → 동문
2코스 – 범어사길(7.4㎞): 범어사 → 북문 → 고당봉 → 북문 → 4망루 → 3망루 → 동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