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밤하늘에서 총총히 빛나는 별을 보기란 쉽지 않다. 도심의 불빛과 인공위성이 그 자리를 대신한 지 오래다. 그러나 맨눈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며 별자리를 찾아가는 즐거움을 되살려주는 책이 있다. 바로 캐나다 천문 저술가 테런스 디킨슨과 켄 휴잇화이트가 함께 쓴 ‘나이트워치’다.

2023년 세상을 떠난 디킨슨은 평생을 별과 함께한 인물이다. 그는 “내가 활동하던 시절엔 하늘이 아직 별들로 가득 차 있었다”고 회상하며, 그 시절의 경험과 기록을 이 책에 담았다. ‘나이트워치’는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밤하늘의 별과 별자리를 세밀하게 안내하는 실천적 천문 교양서로, 사자자리·오리온자리·북두칠성 등 주요 별자리의 위치와 계절별 변화, 금성의 관찰 시점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책은 단순히 별 관찰법에 그치지 않는다. 138억 년 전 점에서 시작해 지금도 팽창을 이어가는 우주의 역사와 구조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저자는 지구가 속한 우리은하의 규모를 “지름 10만 광년짜리 CD 위에 내려앉은 먼지 한 톨이 태양계”라 비유하며, 인간이 서 있는 우주의 미세한 위치를 일깨운다.

‘나이트워치’는 천문학적 지식을 쉽게 풀어내면서도, 별을 통해 인간 존재를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인공조명에 가려진 도시의 밤에서도 여전히 하늘을 올려다보는 이유를 담담히 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