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문인 이형상(1653~1733)의 제주 기록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그림책 ‘탐라순력도 1702년, 제주를 돌아보다’가 출간됐다.
책은 이형상이 제주목사로 재임하던 1702년, 제주 전역을 순력하며 남긴 기록과 화첩 ‘탐라순력도’를 바탕으로 당시의 풍경과 백성들의 삶을 생생하게 재구성했다.
조선시대에는 제주로의 부임이 유배에 버금가는 일로 여겨졌지만, 이형상은 그곳에서 뜻밖의 위안을 발견했다. 그는 “푸른 바다도 한라산의 푸른 빛도 아름답기 그지없다”고 기록하며, 섬의 자연과 사람들 속에서 조선의 변방이 아닌 또 다른 세계를 발견했다.
책에는 그가 순력을 돌며 살핀 백성들의 생활상, 병사들의 훈련 모습, 창고의 무기와 곡식 점검 등 당시 지방 행정의 일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또한 당시 제주인의 삶과 풍경을 담은 그림 20여 점이 함께 수록돼, 300여 년 전 탐라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되살린다.
미술사학자 윤민용이 이형상의 글을 현대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 썼으며, 조선의 지방문화와 제주사의 교차점을 새롭게 조명하는 교양서로 완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