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환경청은 경북 울진군 왕피천 유역 생태·경관 보전지역에서 진행한 ‘박쥐 서식현황 정밀조사’ 결과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붉은박쥐(천연기념물 제452호)와 2급 토끼박쥐의 서식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월부터 이달 초까지 진행됐으며, 붉은박쥐와 토끼박쥐를 포함해 총 16종의 박쥐가 사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기존에 확인된 종수보다 5종이 늘어난 것으로, 왕피천 보전지역의 생태적 가치가 더욱 높게 평가되는 결과다.

붉은박쥐는 온도와 습도가 높은 동굴이나 폐광에서 겨울잠을 자는 특성을 지니며 선명한 오렌지색을 띠어 ‘황금박쥐’로도 불린다. 토끼박쥐는 이름처럼 긴 귀가 특징으로 주로 산림이 발달한 지역에서 발견된다.

박쥐는 기후변화와 서식지 훼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동물로, 동굴과 산림의 건강 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종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국내에는 23종의 박쥐가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된다.

정밀조사에 참여한 동국대학교 정철운 박사는 “왕피천 보전지역의 생태계 건강성과 우수성을 보여주는 결과로, 향후 다른 동물 종도 추가로 확인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은희 대구환경청장은 “왕피천 보전지역의 우수한 생태자원을 지속적으로 보전할 수 있도록 관리와 조사 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